오늘은 산업심리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글 하나로 인간의 심리를 모두 파헤칠 순 없겠지만 길라잡이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산업심리가 왜 중요할까? 심리학에서 파생된 학문의 하나가 산업심리이며 심리학은 인간의 원초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 중 산업심리는 왜 인간은 위험한 행동을 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인리히는 자신의 저서에서 사고의 원인에서 98%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전체 사고의 88%는 불안전한 행동에서 기인하고, 10%는 불안전한 상태에서 기인한다고 하는데, 88%를 차지하고 있는 불안전한 행동은 결국 인간이 안전하지 않은 행위를 함으로써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으로 하여금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원인에 대해 확인해보고 현장에서 어떻게 불안전한 행동을 막을 수 있을 것인지 확인해보자.
1.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
1) Lewin의 행동 관계식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을 Lewin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B = ∫(P∙E)
* B(Behavior) = 행동 / P(Person) = 인적 요인 / E(Environment) = 환경적 요인
인간의 행동은 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인적 요인 | 환경적 요인 |
1) 물리적 요인 : 작업의 어려움, 강도, 부적절한 공간 배치 등 2) 생리적 요인 : 피로, 숙취, 약물 복용 등 3) 심리적 요인 : 위축, 긴장, 주의력 결핍 등 |
1) 인간관계 : 수직적 구조, 상호 싫어하는 분위기 2) 설비적 요인 : 방호장치 결함, 성능 불량 3) 작업적 요인 : 작업속도, 작업량 과다 4) 관리적 요인 : 교육 미실시, 관리자 미배치 |
위 기술한 인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부정적으로 작용될 경우 인간의 행동으로 하여금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로한 상태(생리적)에서 인간관계가 좋지 않고(인간관계) 관리자도 배치되지 않은 상황(관리적 요인)에서 기존 절차를 무시하고 작업을 알리지 않는 불안전한 행동이 결국 사고를 유발한다.)
따라서 사업주와 안전담당자는 단순히 작업자의 행동을 교정하고 교육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상기 모든 사항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2) 안전심리 5가지
1) 습관 (Custom)
습관은 인간이 행하는 규칙적 행동이며 성장환경과 종교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나쁜 습관은 불안전한 행동을 만들고 사고를 유발한다.
가령 근검절약의 습관이 있는 사람은 보호구가 낡아도 교체하지 않고, 연삭숫돌이 마모되어도 교체하지 않아 사고를 유발한다.
2) 기질 (Temper)
개인이 가진 성격을 뜻하며 개성이라고도 한다. 기질은 유전적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거의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기질에 맞는 적합한 직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질은 교육으로도 변화가 어렵기 때문에 애초에 처음부터 기질에 맞는 작업에 투입시키는 것이 좋다.
가령, 다혈질이고 성급한 사람에게 관리감독자 역할을 맡기게 되면 사업장의 안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3) 습성 (Habit)
인간이 가진 집중력과 주의력, 긴장상태를 말한다. 습성은 교육과 훈련으로 향상이 가능한 부분으로 처음에는 주의력이 좋지 않고 긴장을 많이 하더라도 연습과 반복 훈련을 통해 향상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작업에 적합한 교육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다 보면 개인의 습성은 자연스레 좋은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4) 감정 (Feeling)
인간이 가지는 희로애락을 뜻한다. 감정은 순간적이고 지속적이지는 않지만 습성에 영향을 준다. 슬프고 절망에 빠질 경우 집중력과 주의력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감정은 잘 조절해야 하며 스스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심리상담 등을 통해서 감정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참지 못해 사고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5) 동기 (Motivation)
동기는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고 목표를 향해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따라서,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매우 중요하다. 동기부여는 본인 스스로 할 수도 있겠으나 조직에서 부여할 수도 있으므로 조직차원에서 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여 목표를 설정해주고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이 좋다.
따라서, 안전 관리 차원에서 올바른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주고 (이를 테면, 무재해 상금, 작업수칙 준수 우수자 포상 등) 관리해야 안전한 작업장이 될 수 있다.
2. 동기이론
위 5가지 안전심리 중에서 회사나 조직차원에서 관리하기 가장 쉬운 방법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 중 가장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이므로 이에 대한 다양한 이론들이 존재한다. 이것들을 정리해보자.
1)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6단계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 대해서는 매우 유명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관리자들이 듣는 리더십 교육의 단골 주제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매슬로우는 욕구 5단계를 발표하였으나 추후 자아초월의 욕구를 추가해 총 6단계로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 후 매슬로우의 제자들에 의해 인지적 욕구, 심미적 욕구가 추가되어 총 8단계로 만들기도 했으나 여기서는 매슬로우가 만든 6단계만 다루도록 하겠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낮은 단계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높은 단계의 욕구는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고 이미 충족된 욕구는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당장 춥고 배고프면 이것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안전욕구는 동기유발에 힘쓰지 못한다. 또 따뜻하고 배가 불러야 안전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긴다는 것이다.
(1) 생리적 욕구 : 의/식/주를 포함한 인간의 생리적 차원에서의 욕구
(2) 안전 욕구 : 생명의 안전, 안정감을 느끼고 싶은 욕구
(3) 사회적 욕구 : 사회의 일원으로서 소속되고자 하는 욕구
(4) 인정 욕구 : 사회적 지위의 향상, 타인에게 인정받고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
(5) 자아실현의 욕구 :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구
(6) 자아초월의 욕구 : 타인을 돕고 이타적으로 살고자하는 욕구
위 내용을 보면 점차 욕구의 수준이 향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아실현의 욕구부터는 사회적 기준에 맞춰서 욕구를 향상시키는 것이 아닌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 달성하는 높은 차원의 욕구이다.
회사나 조직에서는 구성원의 욕구상태에 따라 인정 욕구나 자아실현의 욕구를 달성할 수 있도록 적절히 목표를 수립해주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2) 맥그리거(McGregor)의 X, Y 이론
더글라스 맥그리거는 1960년대에 X이론과 Y이론을 만들었다. 인간의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관리방법이 중요한데, 천편일률적인 관리가 아니라 종업원의 성향에 따라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사업주가 종업원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X이론 (비관적) | Y이론 (낙관적) |
종업원은 스스로 목표를 수립할 수 없으며 지속적으로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 종업원은 스스로 목표를 수립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
종업원은 휴식만을 원하고 일하는 것을 배척하며 책임을 회피한다. | 종업원은 일을 좋아하고 책임을 다 한다. |
동기부여 : 금전적 보상, 일괄적 목표, 관료주의적 관리 | 동기부여 : 자아실현의 욕구 자극, 승진, 의사결정에 참여 |
무엇이 더 좋다는 개념이 아니라 조직의 특성이나 상황에 맞춰 사용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후장대한 산업이나 근로자가 많이 투입되는 건설업의 경우는 X이론에 입각하여 관리를 하게 되고, 연구소나 벤처기업의 경우는 Y이론을 토대로 관리해야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개인의 성향에 따라 통제를 해야 하는 사람과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에게 각각 X이론과 Y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관리자는 X이론과 Y이론을 적절히 사용하여 조직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하며 안전 관점에서는 무조건 통제하고 억압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하겠다.
3) 허쯔버그(Herzburg)의 위생동기 이론
허쯔버그는 욕구를 위생과 동기 두가지로 나눠서 설명했다.
위생은 불만족을 없애는 요인이고 동기는 만족을 달성하는 요인이다.
(1) 위생요인
위생요인이 충족될 경우 불만족이 사라지고 평온한 상태가 된다. 하지만 위생요인이 아무리 충분히 충족되더라도 절대 만족은 될 수 없다.
위생요인은 매슬로우의 욕구 6단계에서 저차원의 욕구인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사회적 욕구에 해당한다. 이것들이 충족되면 불만이 사라지게 된다.
(2) 동기요인
동기요인이 충족되지 않더라도 평온한 상태다. 하지만 동기요인이 충족되어야 만족의 상태가 될 수 있다.
동기요인은 매술로우의 욕구 6단계에서 고차원의 욕구인 인정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자아초월의 욕구에 해당한다. 이것들이 충족되면 만족하게 된다.
따라서 인간은 위생요인 뿐만 아니라 동기요인도 함께 충족되어야 만족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회사에서는 저차원의 욕구(금전적 보상) 뿐만 아니라 고차원의 욕구(자아실현)를 만족시켜 동기를 유발해야 한다.
4) 알더퍼(Alderfer)의 ERG 이론
알더퍼는 매슬로우의 욕구 6단계를 단순화시켜 ERG로 표현하였다.
E는 Existence(존재), R은 Relationship(관계), G는 Growth(성장)을 뜻하며 매슬로우의 6단계와 함께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5) 데이비스의 동기부여 이론
(1) 경영의 성과 = 인간의 성과 x 물질적 성과
(2) 인간의 성과 = 능력 x 동기유발
(3) 능력(Ability) = 지식 x 기능
(4) 동기(Motivation) = 상황 x 태도
경영의 성과는 인간의 성과(성장)와 물질적 성과(이익)가 함께 어우러져서 나오는 것이며 인간의 성과는 능력(특정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식과 기능, 경험)과 동기유발에 의해 발생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능력과 동기이며 안전분야 뿐만 아니라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이론이다.
3. 주의력
인간의 불안전한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 중 인적 요인의 하나가 심리적 요인이라 하였고 심리적 요인 중 하나가 주의력이라 하였다.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면 결과적으로 실수를 유발하게 되고 휴먼에러에 의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력의 특징에 대해 알아두어야 한다.
1) 변동성 : 주의를 한 곳에 오래 집중할 수 없고, 주의력이 분산된다.
* 주의력의 변동성으로 인해 근로자는 반드시 일정시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
2) 방향성 : 한 곳에 집중하면 다른 곳은 주의력이 약해진다.
* 감시자, 유도자 등을 배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선택성 : 주의는 한 곳에만 집중할 수 있고 2곳에 집중할 수 없다.
* 동시에 여러가지 작업을 수행할 경우 필연적으로 휴먼에러가 발생한다.
4. 휴먼에러 분류
1) Swain의 분류법
- 누락오류 (Omission error) : 수행해야 할 작업을 빠뜨림
- 작위오류 (Commission error) : 수행해야 할 작업을 부정확하게 수행
- 순서오류 (Sequence error) : 수행해야 할 작업 순서를 잘못 수행
- 시간오류 (Timing error) : 수행해야 할 작업을 제 때 수행하지 못함
- 불필요한 수행오류 (Extraneous error) : 수행해야 할 작업에 필요없는 작업을 수행
2) Reason의 분류법
불안전한 행동 | ||||
의도되지 않은 행동 (비고의적) | 의도된 행동 (고의적) | |||
실수 (Slip) | 망각 (Lapse) | 착오(Mistake) | 위반 (Violation) | |
부주의함 | 기억실패 | 규칙기반착오 | 지식기반착오 | 일상위반 상황위반 예외적 위반 |
가스불을 켜고 외출 | 전화기를 손에 들고 전화기를 찾음 | 드릴작업 시 면장갑을 끼고 수행 | 충전부인지 모르고 맨손으로 작업 | 일상 : 안전모 혼자 미착용 상황 : 차가 없어 무단횡단 예외적 : 위급 상황 시 신호위반 |
5. 기타 심리학적 용어
기타 산업안전에서 사용되는 심리학 용어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 현장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이 적용되진 않는지 확인해보도록 하자. 상식 차원에서 알아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1) 무주의 맹시
심리학자 아리엔 맥, 어빈 록 박사에 의해 1992년 발견되었는데, 그 유명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시험’에 의해서 입증되었다. (사실 입증된 것이 이때이지 그 전부터 이런 현상에 대해 인지는 하고 있었다. 실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피실험자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며 특정 상황에 대해 몇 회인지 맞추라고 했고 특정 상황에만 집중하던 피실험자가 다른 상황은 보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도록 하자.)
무주의 맹시는 시야로 보고 있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보지 못한 것처럼 간과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것은 주의력과도 연관이 있는데, 한 곳에 오래 집중하게 되면 그 주위에서 발생하는 일을 놓쳐버리는 것이다. 분명히 시야에는 들어와 있으나 뇌가 인지하지 못해 못 본 것과 같은 상태가 되어 버린다.
분명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다른 생각을 하느라 인지하지 못해 인사를 못하고 지나쳐서 오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것이 무주의 맹시이다.
2) 인지 부조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이 일관되지 않고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 상태를 뜻한다. 사람은 태도와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이미 해버린 행동을 바꿀 수 없으니 태도를 바꿔버리는데, 일종의 자기합리화를 하는 것이 인지 부조화이다.
예를 들면 “맛있게 먹으면 0 cal”라는 것도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해야 하는데 이미 먹어버렸으니 마음이라도 편하려고 맛있게 먹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고 위안하기 위해 태도를 바꾼 것이라 볼 수 있다.
3) 램프 증후군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마치 알라딘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를 불러내듯 수시로 꺼내 걱정하는 현상을 말한다.
코로나 팬데믹 같은 큰 충격의 사건을 겪고 나서 또 다시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통상 사고를 경험하거나 사고를 직접 목격한 이들이 램프 증후군을 겪는다.
4) 귀인오류
자신이나 타인의 행동 및 사건에 대해 원인이나 관련성을 편파적으로 추론하는 것을 말한다. 나만 보고 웃는다고 생각하고 나를 좋아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도 대표적인 귀인오류 중 하나이고 '내 그럴 줄 알았다.'라고 단정짓는 것도 귀인오류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고 조사자는 귀인오류를 범하지 않도록 객관적인 사실을 견지해야 한다.
이렇게 산업심리에 대한 중요사항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정리를 해 보았다. 심리학은 깊게 파고들수록 공부할 것도 많고 참으로 흥미로운 학문인 것 같다. 심리학과 안전을 보다 잘 접목시킨다면 향후 대한민국의 안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산업안전일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폐드럼통 절단작업의 위험성 (0) | 2024.11.24 |
---|---|
도급인과 건설공사발주자의 구분 (feat. 인천항만공사 판례) (2) | 2024.11.23 |
재해 손실비용의 계산(feat. 하인리히, 시몬즈, 버드) (5) | 2024.11.10 |
작업계획서 작성대상 및 내용 정리 (6) | 2024.10.16 |
유해위험방지계획서와 공정안전보고서 (feat. 정의, 대상, 절차 비교) (1) | 2024.1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