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드럼통 절단작업의 위험성

 

예전에는 건설현장에서 폐드럼통을 잘라 만든 통에 불을 피우고 그 위에 그릴을 얹어 고기를 구워먹었다. (물론 술도 한잔 곁들였다.) 지금은 현장에서 고기를 구워먹지는 못하지만 휴게시설이 열악한 소규모 현장에서 겨울철 보온을 위해 드럼통에다 불을 피우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소규모 제조현장에서도 스크랩이나 폐기물을 담는 용도로 폐드럼통을 잘라 사용하곤 한다.

 

< 폐드럼통의 용도 ; 불피우기 >

 

 

그러나 폐드럼통을 절단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폐드럼통 절단작업이 왜 위험한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아보도록 하자.

 

< 폐드럼통 절단 작업 시 사고 발생 프로세스 >

 

 

1. 폐드럼통의 위험성

 

폐드럼통은 일반적으로 기름, 신나 등 가연성 물질이 담겨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더군다나 이러한 유체를 담아서 이동하기 편하도록 밀폐되어 있고 상부에 작은 구멍을 통해 뽑아낼 수 있는 마개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폐드럼통의 내부 보관물질을 잘 제거할지라도 소량의 물질이 남아있어 유증기상태로 폐드럼통 내부를 채우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2. 화재의 3요소

 

구분	상황
가연성 물질	내부의 소량 물질
산소	내용물을 비우는 과정에서 산소 공급
점화원	폐드럼통 절단 시 발생하는 스파크

 

화재의 3요소 중 하나라도 결핍이 발생할 경우 화재는 발생하지 않는다. 불행히도 폐드럼통 절단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위 상황처럼 3요소를 모두 충족하기 때문이다.

폐드럼통의 내부를 완전히 세척하지 않으면 인화성물질이 유증기상태로 존재하게 되고 상부의 마개구멍으로 산소가 공급된다. 이 상태에서 산소절단기를 이용하여 가열하게 되면 밀폐된 공간속에 산소와 유증기가 적절히 혼합된 상태로 불이 붙게 되고 폭발하게 된다.

 

 

3. 폐드럼통 관련 규정

 

1)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0조 (유류 등이 있는 배관이나 용기의 용접 등)

사업주는 위험물,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또는 인화성 고체가 있을 우려가 있는 배관ㆍ탱크 또는 드럼 등의 용기에 대하여 미리 위험물 외의 인화성 유류, 인화성 고체 또는 위험물을 제거하는 등 폭발이나 화재의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한 후가 아니면 화재위험작업을 시켜서는 아니 된다.

 

2) 용접, 용단 작업 시 화재예방에 관한 기술지침 (F-1-2023)

본 KOSHA GUIDE에도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40조와 동일한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인화성 액체를 보관했던 드럼통을 용접기 등으로 절단하는 경우 드럼통 내부 물질을 비우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깨끗이 세척 후 물을 가득 채워 인화성 액체의 증기가 남아있지 않도록 완전히 제거한 후 절단해야 한다.

 

 

4. 폐드럼통 절단 작업에 대한 인식

 

폐드럼통을 절단하는 단순하고 쉬운 작업이 폭발로 이어지리라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차적으로는 폐드럼통 내부가 비어있고 마개가 열려있으니 휘발성 인화물질이 날아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2차적으로는 밀폐용기가 아니고 압력이 차 있는 상태가 아니니 폭발의 우려가 적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큰 착각이다.

< 폭발 범위 >

 

드럼통 내부에 보관되어 있던 물질은 기본적으로 인화성물질이고 마개를 열었으니 내부 유증기가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오히려 산소가 공급되어 위험한 폭발성 혼합기체 상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폭발하기 용이한 폭발범위 내 혼합기체 상태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스용단 토치 불꽃을 가져다 대는 순간 인화점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하여 폭발하게 된다.

 

작업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질에 대한 폭발하한과 상한을 나타낸 표이다.

< 물질별 폭발범위 표 >

 

 

5. 폐드럼통 절단 작업 시 안전관리 방안

 

1) 폐드럼통 절단 작업을 하기 전 반드시 폐드럼통을 세척하고 물을 가득채워 인화성 가스를 완전히 배출해야 한다.

2) 절단 작업 시 화기사용(산소절단기, 용접기)을 지양하고 드럼커터를 사용하여 물리적 절단 방법을 사용한다.

3) 폐드럼통 절단 작업이 위험하다는 것을 근로자 대상 교육을 통해 인지시킨다.

 

 

폐드럼통 절단은 사업장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비정형 작업이므로 위험성이 간과되기 매우 쉽다. 아울러 영세한 사업장에서 주로 이루어지므로 안전관리에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본 포스팅을 보고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라면 꼭 숙지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