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보일러에 대해 정리해보도록 하자.
보일러는 물이나 열매유(열전달 매개체로 보통 기름을 말함. 영어로는 Heat transfer fluid)를 가열하여 증기 또는 온유를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을 말한다. 예로부터 보일러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으며 방식도 매우 다양하여 많은 이론이 정립되어 있다. 안전관리에 필요한 사항만 확인해보도록 하자.
1. 보일러하면 떠오르는 것
보일러는 예전부터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기계장치였다. 보일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가정용 난방보일러다. 우리의 생활에 아주 편리하도록 만들어주는 기계로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주고 온수를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런 보일러가 수도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게 됐는데, 그 이유는 지역난방 때문이다. 지역난방공사와 같은 지역난방 서비스 회사가 거대한 보일러를 보유하고 있고 각 수요처에 난방수를 공급한다. 그리고 아파트 내에 있는 열교환기를 통해서 각 세대로 온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물론 단독주택이나 지역난방이 공급되지 않는 곳도 제법 많다. 하지만 일반적인 수도권 공동주택에는 대부분 가정용 보일러가 없다.)
이렇게 구성한 이유는 각 세대별로 보일러가 있으면 연료를 직접 소모하게 되고 여기서 발생한 매연이 도시를 오염시키기 때문에 거점별로 거대한 열원 공급처를 만들어 효율을 높이면서 환경오염물질 배출도 저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도시에서 나오는 각종 생활쓰레기를 소각하여 발전과 난방에 모두 활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일 것이다.
아무튼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보일러는 가정용 보일러이지만 귀뚜라미, 린나이 등 가정에서 사용하는 보일러를 잘 찾아보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지금부터 살펴볼 보일러는 산업용 보일러다. 산업용 보일러도 가정용 보일러와 별반 차이가 없다. 구조나 기능적으로 대동소이하지만 규모가 크고 안전장치가 고도화되어 있다고 보면 되겠다.
2. 산업용 보일러의 구조
서두에 언급한대로 보일러의 종류는 매우 많다. 용도별, 구조별, 열매체별, 열원별 구분이 다양하지만 기본 원리만 충실히 이해한다면 사업장내에 모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각 구조별 명칭에 대해 알아보자.
1) 본체
압력용기 그 자체에 물과 같은 열매유를 넣고 연소열을 이용하여 증기를 발생시키는 몸체이다. 일반적으로 ASME 압력용기 코드를 따라 제작된다. 높은 온도와 하중을 받고 있으므로 크리프파괴에 유의해야 하며 STS(스텐레스) 재질일 경우 오스테나이트 조직의 예민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재질 선정이 중요하다. 또한, 부식에 따른 두께 감소를 반영한 설계는 필수이다.
2) 연소장치 (Burner)
가스레인지와 같은 역할로 보면 된다. 탄화수소 연료와 공기를 혼합하여 연소시켜주는 장치이다. 불꽃이 점화되기 때문에 당연히 여러가지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3) 과열기 (Superheater)
과열기는 발전용에만 있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만들어진 steam에 폐열을 이용하여 포화온도 이상까지 가열하여 water hammer 현상을 방지한다. 증기의 온도가 높을수록 엔탈피가 상승하게 되어 효율이 좋아진다.
4) 폐열회수기 (Economiser)
연소장치에서 만들어진 배기가스는 섭씨 100도 이상의 고온이기 때문에 이 열을 그대로 배출해버리면 상당한 낭비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도시 열섬현상을 가속화시키므로 열효율 측면에서 반드시 활용해야 하는 에너지이다. 이 폐열을 이용해서 feed water를 1차로 가열하여 보일러에 공급하는 설비가 economiser이다.
어느 보일러 회사 광고 중 “거꾸로 타는 보일러” 광고문구가 폐열회수기의 기능과 동일한 것을 홍보한 것으로 보면 된다.
5) 재열기 (Reheater)
재열기는 보일러시스템이 매우 대형이고 복잡할 경우 추가되는 장치이다. 따라서 일반적이진 않다. 보일러 스팀이 여러 사용처에서 사용될 경우 steam drum으로 회수되기에는 아직 아까운 steam을 폐열을 이용해서 한 번 더 가열해서 다시 공급된다.
이 밖에도 연소실로 보내는 공기를 가열하는 공기예열기, feed water안에 있는 미네랄을 제거해주는 연수기 등 많은 보일러 주변기기가 있다. 보일러 관련 학문은 많이 정돈되어 있으니 잘 찾아보길 바란다.
위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배기가스를 얼만큼 더 활용하느냐에 따라 보일러의 열효율이 결정된다고 보면 된다.
3. 보일러의 안전장치 (방호장치)
보일러는 고온, 고압의 환경에다 연료를 태우는 개념이 함께 적용되므로 폭발과 화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안전장치도 이와 관련된 것들이 많다.
1) 압력방출장치 (안전밸브, PSV)
보일러의 내부압력이 최고 사용압력에 도달하게 될 경우 안전밸브가 열려 시스템을 보호한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안전밸브를 1개 또는 2개 설치해야 하며, 1개일 경우 최고 사용압력 이하로, 2개일 경우는 1개는 최고 사용압력 이하 나머지 1개는 최고 사용압력의 1.05배 이하에서 열리도록 해야 한다.
왜 하필 1.05배인지 많은 논문과 서적을 찾아보았으나 그 명확한 이유는 찾지 못했다. 다만 최고 사용압력은 탄성한도 내에 위치해 있을텐데 5%가량의 여유는 보일러가 기계적으로 손상되지 않으면서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범위 내로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한, ASME Section VIII에 UG-125(C)(3)에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으며 이것을 그대로 차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One or more pressure relief devices shall be set to open at a pressure not to exceed the maximum allowable working pressure. One or more additional pressure relief devices may be set to open at a higher pressure but in no case at a pressure higher than 105% of the maximum allowable working pressure."
압력방출장치는 매년 1회 이상 국가교정기관에서 교정받은 압력계를 이용하여 설정압력에서 정상작동하는지 검사한 후 납으로 봉인하여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말한 검사는 안전검사와는 다른 것으로 popping test임)
PSM 사업장은 공정안전보고서 이행상태 평가가 우수한 사업장의 경우 4년마다 작동검사를 할 수도 있다.
2) 압력제한스위치
이 안전장치는 압력이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일정 수준이 되면 버너 연소 스위치가 꺼지는 것이다. 보일러의 과압을 방지하기 위해 최고사용압력과 상용압력 사이에서 작동한다. 따라서, 안전관점에서 보면 압력이 상용압력보다 올라가면 압력제한스위치가 1차로 작동되어 버너 연소를 차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인 압력상승이 발생할 경우 최고사용압력에서 안전밸브가 터지게 된다.
3) 고저수위 조절장치
보일러는 일반적으로 물이 채워져 있으므로 물이 과도하게 많아지거나 현저히 적어질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 늘 일정한 수위로 유지가 되어야 연료도 일정하게 연소되고 열전달도 원활한데 물이 많아지거나 적어지면 스팀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못하거나 과도하게 열이 축적되어 화재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고저수위 조절장치는 보일러 내 수위가 일정 범주를 벗어났을 때 자동으로 급수가 되거나 단수가 되고 또 이를 경보등이나 경보음으로 알리게 된다.
이것도 검출 방식이 여러가지가 있다. 부표처럼 수면 위에 띄우는 방식, 전극봉식 등 사업장에서 사용중인 방식에 따라 공부가 필요하다.
4) 화염검출기
버너가 연료와 공기를 혼합하여 연소를 시킬 때 화염의 상태를 감시하여 연소가 급히 중단되거나(이를 ‘실화’라 함) 착화가 되지 않을 때 연료공급을 차단하여 연소가스폭발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이다.
연소가 잘 되다가 갑자기 연소가 중단되는 경우, 연료는 공급되고 있는데 애초에 착화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연료가 계속 누적되어 폭발이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검출하여 연료를 차단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화염검출기의 종류는 flame eye(적외선, 자외선을 검출하는 센서), flame rod(일종의 막대기로 가스의 이온을 검출), stack switch(바이메탈의 신축작용) 등이 있다.
4. 보일러의 이상현상
보일러에는 하나의 장비가 아니라 위 그림에서 보듯이 여러 장비와 배관이 모인 시스템으로 보는 게 적합하다. 따라서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여러 계통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상현상에 대해 알아보자.
1) 포밍 (foaming)
이름 그대로 거품이 발생하는 현상이다. 보일러 용기나 관내에 보글보글 거품이 발생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먼저 수위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 그렇게 되면 고저수위조절장치도 제 기능을 못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거품이 steam 라인쪽으로 타고 들어가 스케일이 발생하거나 캐리오버가 발생할 수도 있다.
(1) 원인
- 보일러수가 과도하게 응축됨
- 불순물, 고형물, 유지가 많이 생성되거나 유입됨
- 보일러수의 점성이 증가
(2) 현상
- 수위조절에 어려움 발생
- 고저수위조절장치 오작동
- 캐리오버(carry over), 스케일 유발
2) 프라이밍 (Priming)
프라이밍현상은 물이 보글보글 끓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물이 끓으면 수면이 요동치면서기포가 터지고 물방울이 비산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마찬가지로 캐리오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1) 원인
- 보일러수의 농도가 높은 경우
- 보일러의 수위가 높아진 경우
- 증기밸브를 급개하여 증기배출이 급격히 증가 (산에서 물이 빨리 끓는 것처럼 증기밸브를 열어 압력이 낮아지면서 순식간에 물이 들끓는 것임)
(2) 현상
- 증기와 함께 물방울이 비산되어 steam 라인으로 들어가는 캐리오버(기수공발) 현상 발생
- 수위 관측에 어려움 발생
3) 캐리오버 (Carry over, 기수공발)
기체와 물이 함께 날아오른다는 뜻이다. 상기 2가지가 원인이 되어 steam 라인에 물이 들어가게 되면 크게 2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첫번째는 스케일이고 두번째는 water hammer이다. 보일러수는 여러가지 화학물질을 첨가하여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steam 라인에 남아 농축되면 scale이 된다. 또한 증기에 포함된 물방울은 강한 증기 압력에 총알처럼 튕겨나가 배관이나 시스템에 충격을 주게 되는데 이것은 water hammer라고 한다. 라디에이터가 있는 곳에서 살아보신 분들은 초기 보일러를 가동할 때 배관에 ‘탕’하고 충격이 가해지는 소리를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워터해머링이다.
(1) 원인
- 포밍, 프라이밍과 동일
(2) 현상
- 스케일, water hammer 유발
4) 워터해머 (Water hammer, 수격현상)
위에 설명한대로 물과 스팀이 함께 있으면 강한 스팀의 압력으로 물이 총알처럼 튕겨져 나가 망치로 치듯이 시스템에 충격을 주게 되는 현상이다. 수격현상은 보일러에 직접적인 물리적 충격을 가하게 되므로 이 현상이 발생할 경우 보일러 전반의 운전 시스템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특히 발전용 스팀이나 회전력을 이용하는 보일러 시스템일 경우 강한 충격이 가해져 터빈이 깨지는 등의 심각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원인
- 기수공발
(2) 현상
- 보일러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물리적 충격
5) 스케일 (Scale)
보일러수에 들어가는 첨가물 (pH조절, 스케일방지, 방청 등)로 인해 발생한 고형물이 침전하거나 배관, 터빈 날개 등에 부착되는 현상이다. 기본적으로 보일러수는 연수가 좋다. 물은 경수와 연수로 구분이 되는데 경수는 미네랄 성분(칼슘, 마그네슘 등)이 많이 들어있는 물이고 연수는 미네랄이 적은 물이다. 미네랄 성분은 온도변화에 따라 각종 첨가물과 결합하여 스케일을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 따라서 스케일 방지의 첫번째는 보일러 내에 들어가는 feed water를 적절히 전처리하여 연수화하는 것이다.
(1) 원인
- 포밍, 프라이밍, 기수공발 현상 발생
- 보일러수 농도 유지 실패
- 보일러수가 경수일 경우
(2) 현상
- 회전부가 매끄럽게 회전하지 못함
- 전열효율 감소로 연료사용량 증가
- 스케일이 과도하게 부착될 경우 배관 깨짐 현상
6) 부식 (Corrosion)
보일러에서 부식은 다양한 요소가 적용될 수 있다. 공식, 점식, 입계부식, 환경부식 등 부식과 관련된 사항은 추후 다른 글을 통해 정리해보겠다.
오늘은 보일러의 일반적인 구조와 방호장치, 이상현상에 대해 알아보았다.
보일러가 있는 사업장에서는 보일러의 일반적인 내용에 대해 알아두면 사업장 안전관리에 필히 도움될 것이다.
[핵심 내용정리]
1. 보일러 안전장치(방호장치)
- 압력방출장치, 압력제한스위치, 고저수위 조절장치, 화염검출기, 기타 폭발방지
2. 보일러 이상현상
- 포밍, 프라이밍, 캐리오버, 워터해머, 스케일, 부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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